이원석 검찰총장의 의미 있는 이야기들"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가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 2005.7.3(목) 대검 중수부에서 열린 '전국 특수부장검사 회의' 인사말 중에서- 1.최근 우리나라가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가장 심각하고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그 이유와 해결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1,000자 이내로 작성 바람) 저는 이 자리에서 몇가지 현안문제를 지적함으로써 여러분들의 관심과 분발을 촉구할까 합니다.
첫째, 정치적 중립성 확보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권조정이나 검·경간 갈등 등 모든 사안들이 결국은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당리당략으로 인해 발생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 하에서 과연 누가 진정으로 법집행의 공정성을 담보해낼 수 있을지 의문시됩니다.
둘째,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나타난 양극화 현상 심화 및 사회갈등의 증폭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빈부격차 확대에 따른 계층간의 위화감 조성은 물론, 상대적 박탈감 증대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며, 이에 따라 범죄발생 빈도수가 증가될 소지마저 없지 않다고 봅니다.
셋째, 남북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으며, 한반도의 통일환경 역시 급변하고 있어 새로운 안보위협 요인이 되고 있음 또한 간과해서 안 될 부분일 것입니다.
넷째, 세계화의 진전 속에서 국제범죄조직 활동영역이 점차 확산됨에 따라 국내 치안수요의 급증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경찰력 강화는 아직 미흡합니다.
다섯째, 급속도로 발전해가는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파생되는 신종 사이버테러 위협으로부터 안전지대라고 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여섯째, 날로 지능화되어가는 첨단과학수사 기법의 발달로 과학수사의 영역확대가 불가피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검사실 인력부족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부담 때문에 전문인력 양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곱째, 형사사법기관 종사자로서 윤리의식 고양과 함께 인권보호 의식 제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일선 수사관에게만 맡겨둘 경우 자칫 형식주의에 빠질 위험이 크므로 사법경찰관리 스스로 인권의식과 책임의식을 갖도록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사료됩니다.
2.지난 6월말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이른바 '검란사태' 이후 검찰 내부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한데, 어떻습니까? 또 이런 사태가 재발되거나 악화될 우려는 없는지요? 그리고 향후 바람직한 검찰상 정립 방안은 어떤 것인지요? 우선 이번 사건은 일부 극소수의 잘못된 행동으로 말미암아 전체 조직 차원의 명예 실추라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는데서 큰 충격을 받았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동안 누적돼온 구조적 문제점이 일시에 노출됐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기인한다고 볼 수도 있으므로 이제는 냉정히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즉,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무소불위의 권력행사에 익숙해진 나머지 민주화가 된 후에도 여전히 자신만의 특권층인양 착각해온 경향이 강하였던 탓에 자기절제 능력 부족으로 인하여 빚어진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뼈저린 반성과 성찰을 통하여 환골탈태한다는 각오로 심기일전하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아울러 검찰 구성원 모두가 겸허한 자세로 자성하고 합심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정상궤도 진입이 가능하리라고 믿습니다.
다만, 앞으로 검찰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이미 누차 강조드린 바대로 다음 세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하리라고 봅니다.
첫째, 법과 원칙 준수입니다.
법치국가 원리에 입각하여 적법절차를 철저히 지키고, 증거수집 절차에서부터 법정출두 시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고도 공정하게 처리함으로써 어떠한 외압이나 유혹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엄정한 공권력 행사입니다.
불법집단행동 주동자뿐 아니라 단순 가담자도 끝까지 추적하여 엄단함으로써 법질서 확립의지를 확고히 보여주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철저한 직업윤리 구현입니다.